척추측만증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비틀어지면서 옆으로 구부러지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이 확실하지 않으며 사춘기 이전에, 주로 소녀들에게 심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척추측만증에 대해서는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환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환자의 상태를 보고 나서는 신음이 다 나왔다. 이렇게까지 참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욕이 솟아올랐다. 중증의 경우와 경증의 경우를 치료하여 완치에 이르고 있지만 정말 지독한 병이다. 한창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젊은이들이 이 지경이 되다니.
심한 경우를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척추가 S자로 꼬이는 정도가 아니다. 단순히 평면으로 꼬이는 게 아니라 입체적으로 꼬일뿐더러 척추가 꼬이는 것에 따라 몸이 나선형으로 말려들어간다. 한쪽 골반이 꼬이는 것에 따라 좌우 어깨며 키가 달라진다. 또, 한쪽 등은 나오고 한쪽 등은 들어가면서 한쪽 어깨는 뒤로, 한쪽 어깨는 앞으로 젖혀진다. 몸통도 전체가 마치 걸레 짤 때처럼 꼬인다. 따라서 내장도 꼬이고 뒤틀리는 것이다. 척추가 왼쪽으로 올라가다가는 다시 휘어서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그러다가는 다시 왼쪽으로 올라가고, 그것도 평면으로가 아니라 입체적으로 그런 것이다.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당연히 계속 좌우로 꼬이게 된다. 왜 그럴까? 나는 책이 많은 까닭에 이사 때면 늘 이 많은 책이 처치 곤란인데, 이들 책을 쌓다 보면 알 수 있다. 책을 쌓다가 한쪽으로 쏠리면 균형을 잡고 계속 쌓기 위해 반대쪽으로 쌓게 된다. 그러다 다시 한쪽으로 쏠리면 또 반대쪽으로 균형을 잡아 쌓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식의 꼬임은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는 데서 나온 자구책인 셈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가 일직선으로 휘어서 무너지고 말 테니 말이다.
치료를 시작하면 알 수 있는 것이 밑에서부터 바르게 되면 위에는 저절로 바르게 된다. 몸이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 하므로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히면 이때부터가 문제다. 눈에도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남아 있는 휜 부분이 일직선으로 돌아오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유○○, 여자, 17세
2004년 12월 19일
척추측만증 3년. 상당히 심하다. 3년 전에는 치료를 위하여 1년간 특수 제작한 갑옷을 입고 지냈다. 당시 최고 28도로 휘었다고 한다. 제일 심한 곳은 흉추 7번에서 시작하여 좌측으로 45도 정도가 휘었다(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아주 심한 상태다. 골반은 오른쪽이 딸려 올라갔다. 등은 오른쪽이 앞으로 완전히 주저앉았다. 위염이 있다. 식사를 하면 헛구역질을 한다. 속이 쓰리고 배에서 소리가 난다. 머리가 띵하고 측면 편두통이 마치 침으로 찌르는 것 같다. 몸이 이렇게 휘였으니 어찌 아니 그렇겠는가.
생리:15살에 시작하여, 주기도 일정치 않게 자주 나오고, 양도 일정치 않으며 한 10일 정도 하는 것 같다. 배 전체가 당기고 허리도 당긴다. 생리 시작하는 날은 머리에서 식은땀이 난다.
설:담백설, 백니태.
맥:좌우 모두 약맥.
신체의 모든 골격계가 휘고 오장육부가 뒤틀리니 위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먼저 유운탁(쵪韻鐸)의 『금침재전(金針再傳)』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침구에 관한 많은 지도를 받았는데 직접 뵙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저자를 홀로 마음속에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독맥, 화타협척혈, 배유혈에 관한 아주 자세한 연구를 볼 수 있다. 정말 무시무시한 병들을 고쳤다. 그 중 한 의안을 번역해 싣고자 한다(『金針再傳』, 쵪韻鐸 著, 北京:科學技術文獻出版社, 1994, 제1판, p.342).
척수관통상
장○○, 여, 18세, 학생
1975년 11월 8일
주된 증상 허리에 총상을 입었다. 탄환 2개월
현병사 1975년 9월 7일 허리에 총탄을 맞았다. 당시 바로 그 자리에서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양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감각도 없다. 상처 부위에서는 계속 출혈이 있다. 복벽의 반사신경이 소실되었고, 슬건 반사와 건건 반사가 소실되고, 양쪽 하지에 근력이 소실되고, 통각과 촉각도 없다. 대소변을 가릴 수 없다. X-RAY상으로는 요추 1번 척추관 내 탄알이 박힌 것이 보인다. 즉시 척수탐색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수술해 보니, 제1요추 극돌과 추궁이 가루처럼 부서져 골절되어 있어 그 파편을 제거하고, 탄환이 제1요추관 내 박혀 있어 그것을 뽑아내고 척수를 잘 살펴보니, 척수가 이미 가로로 1센티미터 절단되어 손상을 입고 있는데 그것을 봉합할 방법이 없다. 그곳에 소량의 출혈이 보인다. 사고 후 2개월째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증세 양쪽 하지가 축 늘어져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다. 소변을 배출하지 못해 관을 집어내 빼어내고, 대변을 통제할 수 없다.
기왕사 평소 신체 건강했다.
설상 담홍설, 박백태.
맥상 현활(弦滑).
검사 감각장애평면:통각은 흉추 11번에 위치하고, 촉각은 좌측은 흉추 12에 있고 우측은 요추 1번에 있다.
요방기, 복직기 각 2급
기타 하지 근력 모두 0
진단 1) 척수횡단성손상(화무관통상)
2) 와상성재탄(이완형)
변증 독맥손상, 경기조체
입법 소통독맥, 화담행기
취혈 1) 독맥 13침
2) 족태양방광경 배 신경
3) 족양명위경 배 비경
방약 1) 활혈지통산 가미(제1단계 내복약)
2) 양화탕 가감(제2단계 내복약)
치료 경과
매주 침구 치료 3번, 매번 1조씩 자침; 3조의 혈의 위치를 돌아가면서 자침함. 모두 보법을 사용함. 유침 30분 중.
매주 한약탕제를 5일간 복용.
위와 같이 침구와 약물 치료를 배합하여 지속적으로 치료하여 6개월을 한 단계 치료과정으로 보고 그 중 실제로 5개월을 치료하고 1개월은 휴식했다. 이 휴식기간 중에 환자를 상세하게 다시 진단하고, 검사하고, 이전과 비교해서 새로운 치료과정에 들어갈 치료방안을 결정했다.
이 환자는 연속해서 5단계의 치료과정을 받았다. 2년 반의 종합치료 후, 환자가 목발을 짚고 매달리지 않고 딛고 설 수 있고, 양쪽 목발을 짚고 65분 이상 500미터 이상을 걸을 수 있다. 방광반사가 살아났고, 대변도 스스로 볼 수 있다.
감각장애평면이 아래로 내려와 통각은 좌측은 요추 1번까지 살아나고, 우측은 요추 3번까지 살아났다. 촉각은 좌측은 요추 2번까지 살아나고, 우측은 요추 4번까지 살아났다.
요방기, 복직기 모두 5급이다.
객요기:(좌)3급, (우)4급
내수기:(좌)2급, (우)3급
둔중소기:(좌)2급, (우)3급
구사두기:(좌)2급, (우)4급
국색기:(좌)1급, (우)3급
전체 치료과정 중에 일체의 합병증이 없었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 추적
1) 1988년 3월 25일, 치료 후 12년이 지난 후의 상황:양쪽 하지 모두 기능 상태가 양호해서 양쪽 목발을 짚고 거의 1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
1) 감각장애평면이 통각은 좌측은 요추 2번까지, 우측은 요추 4번까지 내려왔다.
1) 결혼해서 여자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첫돌이 지났다.
2) 1988년 12월 19일, 천담의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흉추 12번과 요추 1번 사이의 척수가 중단되어 상하의 연속성이 없어졌다.
3) 1993년 8월 8일, 치료 후 19년이 지난 상황:그동안 특별한 변화가 없었고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이는 이미 6살이 되었다. 계속해서 연락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척수가 손상된 환자를 치료한 여러 의안들이 실려 있다. 이렇게 척수가 손상된 무시무시한 질병도 치료하여 큰 효과를 보는데, 아무런 이상도 없이 단지 척추가 휜 정도를 고치지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의안의 치료법을 보면, 한약 치료는 나도 그다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정도를 생각 못할 이유도 없고, 또 그 이상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 침구 치료가 문제인데, 이는 이 의안에 따르면 중요한 게 독맥의 치료이다. 독맥 13침이라는 치료법은 이 책의 저자 나름의 치료법인데 독맥상의 13혈을 취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특별한 건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으나 그런 생각을 해내고 임상에서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여기에서 크게 얻은 바가 많다. 그 밖에도 주옥 같은 의안과 논문들이 실려 있는데 아주 많은 것을 얻었다.
내 생각에 척추측만증이라는 병은 독맥의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은 독맥 안에 있다. 나는 이 의안을 밝히면서, 모든 의사들이 척추측만증을 고칠 수 있게 되어, 자라나는 수많은 어린 생명의 앞날에 밝은 등불이 되어 줄 것을 간절히 희망한다.
침구 처방 우선 장강과 백회는 척추의 시작과 끝이다. 따라서 장강에 평자로 1촌 이상을 자침하여 득기하여 보한다. 다음 요추 4번 요양관에 자침하여 득기한다. 다음 요추 2번 명문혈에 자침하여 득기한다.
이를 기본으로 환자가 매일 치료받을 수 있다면, 한 번은 흉추 짝수에 침을 놓아 득기하고 경추 6번까지 놓는다. 또 한 번은, 흉추 홀수 자리에 침을 놓아 득기하고 경추 7번까지 놓는다. 이렇게 번갈아 놓을 수 있다. 다음에 백회를 놓는다.
혹 환자가 매일 치료받을 수 없다면, 매번 요양관과 명문을 기본으로 하여 그 위 척추에 경추 7번까지 모두 놓고 백회에 놓아 마친다. 이상이 기본적 치료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기 적당하게 직자하여 득기하는 것이다. 득기한 후 때에 따라 보하거나 평보평사를 한다.
이외에도 나는 용천혈에도 자주 놓는다. 또한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혈을 첨가한다.
이 환자는 매일 치료가 가능했으므로 교대로 침을 놓았다.
척추측만증은 기본적으로 음양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자주 쓰는 명방이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계지탕이다. 또한 나는 두 건의 척추측만증을 치료하면서 두 환자 모두 중초가 특히 많이 상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중초는 우리 몸의 중심을 잡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으로 중심이 무너지면 제일 먼저 비위가 상하기 시작한다. 비위는 동양의학에서는 모든 것의 중심으로, 비위가 정확히 중심을 잡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맞추어진다. 이 환자 역시 다른 것도 물론 중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비위의 증상이다. 따라서 나는 비위를 중시한다. 다음에 살핀 또 다른 환자는 초기 경증 환자였는데 이 환자 역시 유일하게 나타나는 증세가 식사를 잘 못하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에서 구취가 나는 것이다. 이는 몸이 휘니까 내장기관도 같이 휘는데 제일 먼저 소화기 계통이 꼬이면서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두 환자 모두 몸에서 냄새가 났다. 아마도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속에 든 것들이 부패하여 입에서도 나고 몸에서도 나기 시작한 것 같다.
따라서 이 환자의 초기 처방은 다음과 같았다.
약 처방 당삼 10 백출 15 복령 9 자감초 6
진피 6 생지황 12 생강 6 대추 6
계지 10 작약 10 목향 6 사인 6
2그램/1회, 3회/1일, 3일, 식전 공복
비위를 다스리는 명방 향사육군자에 음양의 균형을 잡는 계지탕을 처방했다. 계지탕의 경우는 계지와 작약의 용량이 동일하게 해야 한다.
운동 요법 나는 척추측만증 환자에게 철봉에 많이 매달릴 것을 권고한다. 철봉에 매달리면 몸 전체가 유연해질뿐더러 균형이 잡히는 것을 도와준다.
심리 요법 나는 모든 환자에게 내 몸이 완벽하다는 것을, 늘 상상하고 또 믿을 것을 권고한다. 우리는 우주 내에서 신을 닮아 창조된 작은 신들로, 몸과 마음이 이렇게 뒤틀린 것은 원래 그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물질적 우주는 영적인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모두 자기 마음의 표현일 뿐이다. 따라서 늘 마음을 맑게 하고, 스스로 심신이 완벽한 존재임을 자각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간략하게 써주어 늘 지니고 다니면서 외우고 기도하라고 권한다.
이상이 내가 치료한 두 건의 척추측만증의 공통적인 특징에 따른 침구 치료와 한약 치료의 기본적인 사유방식이다. 만약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게 되어 또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되면, 그때그때 모두 밝혀 더 많은 이들과 임상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겠다. 누가 치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픈 이들 모두가 치료받아 밝은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제 치료 경과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동년 12월 22일(2) (괄호 안의 숫자는 침구 치료 받은 횟수를 누계하여 나타낸 것이다)
심장이 떨리고 간혹 뭔가 찌르는 것 같다. 첫날 침 맞고 그날부터 생리통이 없어졌다. 식사하면 쓰리거나 콕콕 찌르거나 거북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심한 중증의 경우 그 병변이 심폐에까지 미친다. 이 환자는 흉추 7번에서 좌측으로 45도까지 휜 상황이니, 당연히 심폐도 심한 뒤틀림으로 인해 압박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심폐의 병변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비위의 경우는, 이미 첫날 본 것처럼 거의 식사를 받아내지 못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12월 23일(3)
약을 복용한 후 위가 편해졌다.
12월 31일(4)
크리스마스를 보낸 후 다시 치료받으러 왔다. 오래 앉아 있거나 걸으면 불편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침 세 번 맞았을 뿐인데 벌써 확연한 증상의 차이가 나타난다.
2005년 1월 3일(5)
위가 가끔씩 따끔거리지만 많이 좋아졌다. 울렁거리는 것이 없어졌다.
약 처방 동일하게 1주일분을 처방했다.
1월 4일(6)
오늘 정신이 아주 맑아서 전 수업을 잘 들었다. 늘 정신이 맑지 않고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게 힘들어 일찍 조퇴하고는 했다. 이는 전신이 휘어 기혈의 흐름이 전신을 제대로 운행할 수가 없고, 또 비위가 심하게 뒤틀려 압박을 받아 소화를 제대로 못하여 맑은 양기가 머리로 제대로 올라갈 수가 없어 일어나는 것이다. 더구나 몸통이 전체로 꽈배기처럼 휘었으니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1월 5일(7)
맥상이 실해지고 있다.
1월 6일(8)
마음도 편하고 컨디션도 좋다. 이전에는 철봉에 매달리면 허리가 뻐근했으나 지금은 매달려 있을 만하다.
운동 요법 철봉에 매달리는 시간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1월 13일(9)
배 아픈 것이 없어졌다. 밥도 먹는 대로 잘 내려간다. 몸이 전혀 피곤하지 않다. 걸어 다니면 등이 피곤했는데 그런 것도 없어진다.
1월 15일(11)
아주 많이 좋아졌다. 불편한 것이 많이 없어졌다. 생리가 1월 13일로 끝났는데 생리통이 없었다. 보통 생리 때는 허리부터 몸 전체가 당겼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덩어리가 조금 있었다. 색깔이 맑았다.
약 처방 당삼 10 백출 15 복령 9 자감초 6
진피 6 생지황 12 생강 6 대추 6
계지 10 작약 10 목향 6 사인 6
숙지황 12 녹용 8 구기자 10
2그램/1회, 3회/1일, 7일, 식전 공복
척추와 뼈와 골수는 모두 신장이 주관한다. 척추가 휘는 것도 신장이 주관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신장을 보하는 약들을 쓰지 않은 것은, 신장을 보하는 숙지황이나 녹용과 같이 끈적끈적하고 강한 약들을 처음부터 쓰면 비위가 워낙 나빠진 환자가 소화 흡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환자가 침과 약 치료로 몸이 아주 좋아진 상황이므로 이를 받아낼 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침구 치료에서 요양관과 명문을 기본으로 하고 자주 용천을 놓는 것은, 신장을 기본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때로는 신유혈을 첨가하기도 한다. 의사들은 환자가 처방약을 복용한 후 속이 쓰리거나 설사를 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스스로 처방을 잘못한 게 아닌가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 임상을 시작하는 의사는 환자가 약을 복용한 후에 이상 없이 잘 복용하는가를 판단하여, 우선 맞고 안 맞고를 떠나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1월 17일(12)
이전에는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뻣뻣했는데, 오늘은 자고 일어나서도 허리에 아무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늦게 잠들어도 피곤한 것을 모른다. 아주 많이 좋아졌다. 흉추 7번에서 좌측으로 45도 정도 휘었던 것이 10도 이내로 들어왔다. 기본적으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누구나 나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면 열 번 이내에 눈에 띄게 확연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시금 동양의학의 오묘함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의 치료 경험에 의하면 침구 치료 다섯 번 이내에 척추에 확연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월 18일(13)
이제는 추위를 못 느낀다. 손과 발에서 식은땀이 났었는데, 이제 많이 줄어들고 손도 많이 따뜻해졌다. 소화도 아주 잘 된다.
처음에는 얼마나 추위를 느꼈겠는가? 이렇게 후천의 본인 비위가 상하여 에너지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또한 원래 뼈를 주관하는 신장의 기운이 약했으므로 그 상태를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1월 22일(17)
약 처방 이전(1월 17일)과 동일하다.
1월 26일(20)
수업 중 헛구역질이 나고 속이 너무 쓰렸는데, 이제는 그런 증상이 전혀 없고 배도 아프지 않다. 변비도 없어졌다.
몸통이 펴지면서 소화기 계통이 전체적으로 바른 자리를 잡아가며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1월 28일(22)
모든 것이 괜찮다. 두통이 있었는데 많이 줄어들었다. 아직 양쪽이 욱신거린다.
1월 29일(23)
자고 일어나면 허리 오른쪽 근육이 당겨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오늘은 괜찮다. 치료 전에는 머리 양쪽이 조이는 것 같은 증상이 계속 됐었는데, 요즘은 통 안 그러다가 어제 또 그런 증세가 있었다. 오늘 침 맞고 괜찮다.
골반이 오른쪽으로 당겨 올라가 있었으니 근육이 얼마나 당겼겠는가?
1월 31일(24)
앉아서 허리를 굽히면 뻐근하던 것이 한결 편해졌다. 많이 줄긴 했지만 가끔 한 번씩 머리가 아프다.
약 처방 당삼 10 백출 15 복령 9 자감초 6
진피 6 생지황 12 생강 6 대추 6
계지 10 작약 10 목향 6 사인 6
숙지황 12 녹용 8 구기자 10 모려 15
2그램/1회, 3회/1일, 7일, 식전 공복
2월 1일(25)
생리를 앞두고 있다. 이전에 생리할 때는 너무 아프고 힘들어 학교를 조퇴하고 다음날은 가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이전에는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다. 지금은 괜찮다.
2월 4일(27)
어제 생리를 시작했다. 생리량이 많았다. 오늘도 많다. 덩어리는 별로 없다. 색깔이 맑다.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어찔했다. 골반이 당긴다. 허리가 아파서 잠자다 깨곤 했는데 지금은 아주 잘 잔다.
2월 5일(28)
생리 중이나 괜찮다. 어제까지는 골반 안쪽 근육이 뻣뻣했다.
2월 8일(29)
약 처방 이전(1월 31일)과 동일하다.
2월 11일(32)
전체적으로 휜 것이 5도 이내로 줄어들었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오래 걸어도 불편하지 않고, 소화도 아주 잘 되고, 밤에 자는 데도 아무 불편 없고, 하루 종일 수업 받아도 지장이 없다. 골반이 펴지면서 키가 커졌다.
이상으로 3개월간의 1단계 치료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정상인과 거의 다름없는 상황으로 돌아왔다. 척추가 휜 정도가 5도 이내로 돌아왔다. 환자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치료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다. 사실 이 정도 휨은 정상인들에게서도 많이 볼 수 있다.


